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대장 하부 쪽에 선종 1개 , 용종 2개가 발견되어서 떼내고 조직검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른 나이에 대장 내시경을 한 이유
내시경 자체가 위, 대장 등을 헤집고 다니기 때문에 무리가 많이 간다고(출혈 등) 보통 45세 이상부터 권합니다. 건강보험에서도 만 40세 이상부터 건강검진 때 내시경을 지원합니다. 그럼에도 30대 중반에 이른 내시경을 한 이유는
- 첫째는 가족력입니다. 할머니는 대장암으로 돌아가시고 어머니 역시 몇 해 전 대장 내시경 할 때 용종이 발견되어서 제거했습니다. 다행히 조직검사 결과 악성은 아니었습니다.
- 둘째는 배변습관 변화입니다. 10대에는 배변을 해도 항문을 닦지 않아도 될 정도로 깔끔한 변을 봤고, 20대에도 온전한 배변 형태로 변을 눴는데 30대가 넘어가면서 배변도 불규칙해지고 약간 묽은 변 형태로 나오는 게 몇 해째 지속되었습니다.
- 셋째는 소화불량 및 배가 고프지 않음. 30대가 넘어가면서 짜장면 한 그릇을 먹으면 하루 종일 더부룩한 느낌이고, 공복감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지속되었습니다.
위 대장을 동시에 한 이유
어차피 수면으로 할 거라서 하는 김에 위아래 둘 다 했습니다.
실비 및 보험 여부
실비가 적용이 되기 위해서는
- 의사가 검사를 권해야 합니다. 이렇게 되기 위해서는 다른 증상(혈변, 변비 등)으로 진료를 받고 약을 몇 번 처방받은 후 증상이 개선이 없으면 세부검사를 위해 의사가 권하게 됩니다. 이런 경우로 검사를 하게 되면 검사 결과에 관계없이 실비가 적용됩니다.
- 검사결과 질환이 나와야 합니다. 질병코드가 나오는 질환을 검사 시 발견을 하면 당연히 실비처리가 됩니다. 위 내시경의 경우 위염만 나와도 실비처리가 됩니다.
이런 내용들이 있지만 저는 그냥 내 몸을 위해 20만 원 정도는 그냥 투자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 바로 내시경 한다고 했습니다. 검사 결과가 이상 없으면 그냥 기분 좋게 내는 거고, 이상이 있으면 실비처리되는 거니까, 이리저리 고민 안 하고 했습니다. 고민하다 보면 계속 검사시기만 늦어질 것 같았습니다. 저 역시 몇 해 전부터 대장검사를 한다한다 하다가 이제야 한 것입니다.
병원 선정
내시경을 하기로 마음을 먹었으면 가장 중요한 건 어떤 병원에서 할 것 인가가 중요합니다. 보통 인터넷을 검색하거나 지인에게 물어보게 됩니다. 그러나 대부분 개인이 여러 곳 병원을 가서 받은 경우가 없기 때문에 추천하는 곳이 한 곳만 집중되기는 어렵습니다. 두 가지 정도 고려하시면 됩니다.
- 의원급인가 병원급인가 의원은 병원에 비해 검사 비용이 약간 더 저렴했습니다. 제가 받은 의원은 위 대장 합해서 19만 원 병원급은 23만 원 정도 견적이 나왔습니다.
- 내시경 시 예상치 못한 상황에 대비가 가능한가? 대부분 의원급에서도 검사 도중 출혈 및 응급상황에 대한 대비책이 잘 되어있지만 감당이 안되면 병원급 응급실로 이송하게 되어있습니다. 나쁜 상황이라면 골든타임을 놓칠 수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를 생각하시면 병원급에서 하시는 게 마음이 편합니다.
저는 의원급(김해 삼계동 으뜸 내과)에서 했습니다. 이유는 가격과 경험이었습니다. 의원이지만 원장이 6명에 바로 위층을 입원실로 운영할 만큼 큰 의원이었고, 워낙 내시경을 많이 하는 약간 내시경 공장 같은 의원이었습니다.
내시경 전 처리 과정
위 내시경은 얼마 정도 공복만 유지하면 되는데 대장내시경은 검사보다 전 과정이 힘들다고 들었지만 정말 정말 힘들었습니다. 3일 전부터 음식제한이 들어가고 전날에는 아침저녁 흰 죽만 먹고 장세척 약품을 먹어야 하는데, 약품 진짜 고역이더군요. 약품과 함께 다량의 물을 섭취해야 하는데 속이 메슥거려서 미칠뻔했습니다. 상상 이상이기 때문에 비위가 약하신 분은 미리 알약 형태로 상담해보시길 바랍니다. 장을 비우러 화장실을 들락날락 하는 건 생각보다 빈도수가 적고 참을만했는데 속이 미식되는걸 꼬박 하루 이상 참으려니 거의 죽을 맛... 결국 거의 좀비 상태로 병원에 도착했습니다.
내시경 들어가기 전 동의서
들어가기 전에 따로 의사와 상담할 건지 물어봅니다. 괜찮다고 하면 간호사가 동의서에 대해 설명해줍니다.
- 위 내시경 때 치아손상에 대한 내용
- 출혈에 대한 내용
- 용종 제거를 할 것인가 말 것인가 직접 상태를 확인하고 제거를 결정하는 환자도 있다고 하네요. 저는 그냥 제거해달라 했습니다.
- 위급 상황이 상급병원에 이송 여부 등등
내시경을 하러 들어갈 때 반 죽음 상태라 잘 들어오지 않으니 이런 게 민감하신 분들은 미리 내용을 달라해서 체크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내시경
내시경을 하면 뒷문이 뚫려있는 수술복을 입게 되고 수액을 꼽고 들어가서 병상에 새우처럼 옆으로 눕게 됩니다. 그리고 마취제를 주입하는데 저는 수십 초 내에 딥슬립 하더군요.
내시경 후
그 상태 그대로 깼는데 검사는 대략 30분 정도 걸린 것 같습니다. 정신이 몽롱하더군요. 약 때문도 있겠지만 워낙 컨디션이 안 좋은 상태로 검사를 받으니 더 어지러웠습니다. 어떤 내시경이나 수면으로 진행하면 바로 운전하시면 안 됩니다. 사고 나면 일 커집니다. 이전에 위 내시경 할 때는 받고 일어나니까 정말 개운하더군요. 그때는 대장내시경의 힘든 과정을 안 거치고 공복만 어느 정도 유지하고 갔으니... 여하튼 원하면 좀 더 쉴 수 있지만 병원 문 닫을 시간이 거의 다 돼서 억지로 좀비처럼 걸어 나가서 의사와 상담을 했습니다.
의사와 상담
위는 위염이 있고 헬리코박터균 검사를 위해 조직검사 대장은 선종 1, 용종 2개를 떼어내고 조직 검사한다고 합니다. 결과는 7일 후에 나온다고 하네요. 대장이 멀쩡할 거라고는 기대하지 않았지 마나 생각보다 많이 나와서 내심 좀 놀랬습니다. 조직검사는 용종 때면 의례 하는 거니까 안 놀라셔도 됩니다. 의사가 용종 떼어냈으니 음주는 최소한 7일은 금지하라고 하더군요. 그 외에 주의 사항은 없었습니다.
결제
검사비 19만 원에 용종 제거 등의 처치비 10만원 정도 붙어서 약 29만원 결제했습니다. 질환이 있으니 수면제 가격외에는 실비가 80%정도는 나올거고 용종제거 역시 수술에 들어가서 개인보험에서 수술비가 조금 나오면 거의 비용은 안 들어갔습니다.
내시경 후
수술 후 주의사항에 대해 프린터물을 하나 주더군요.
- 3~4일간 자극적인 음식 금지, 과식, 과한 운동 자제
- 혈변이 있을 수 있으나 하루정도면 멈추고 계속 나오면 병원 방문
- 검사를 위해 가스를 넣어서 하루 이틀 복부가 불편할 수 있다
등등입니다. 제가 겪은 건 복부에 가스가 느껴지지만 통증이 올 정도는 아닙니다. 좀 오래가긴 하네요. 지금 3일 정도 되었는데 아직 가스가 남아있는 게 느껴집니다. 혈변 이런 건 없고요. 다만 위내시경 하면서 식도를 많이 긁었는지 식도 한쪽이 좀 아픕니다. 가슴까지 통증이 오네요.
음식은 2 ~3끼 때까지는 죽이랑 빵 고구마 등으로 먹었고 그 이후엔 외식 나가서 칼국수, 냉면 등 약간 자극적인 거 먹었는데 멀쩡합니다.
민감하신 분들은 최대 일주일 정도만 식이요법과 운동 제한을 병행하시면 말짱하시걸겉네요.
젊더라도
배변습관 이상이 지속되고(변비, 설사), 만성 소화불량에 복부 팽만감이 지속되고 , 혈변 보고, 가족력 있으면 빨리 받아보시는 게 좋습니다. 대장암은 대장을 잘라야 하는데 잘못하면 장루라고 변을 똥구멍으로 못 싸고 배에 구멍을 내어서 배변봉투로 받아야 할 수도 있습니다.
21년 11월 26일 후기 추가
조직검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떼어낸 용종 3개 중 하나가 악성으로 나왔네요. 대장암 인자가 있다고 하시네요. 현재는 치료할 게 없고 2년마다 대장내시경을 해보라고 합니다. 보통 대장암의 씨앗인 선종이 대장암으로 되기까지 5~10년 평균 걸린다고 하네요. 그래서 2년마다 받는 걸 권한다고 합니다.